그는 "모든 식품은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단편적으로만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소비자들은 진열대 위에 놓인 식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바로 그 자리에서 알 수 있게 될 것이며, 그 구체적 모습을 이 식품관에 구현해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사과를 구입하고 싶다고 치자. 구입하고 싶은 사과를 만지면 사과 재배지, 사과 생산·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 재배 과정에서 사용한 약품, 그리고 슈퍼마켓에 오기까지의 과정 등을 바로 위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의 효율적인 상호작용을 판단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로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복강경 수술 의료로봇 다빈치(Da Vinci)를 꼽을 수 있다. 다빈치가 있는 수술실의 풍경은 독특하다. 다빈치가 수술을 집도하고 어시스트는 간단한 보조작업만 돕는다. 다빈치를 통해 수술받는 환자는 복부로 3~4개의 로봇기구가 몸을 관통한 채 수술을 받는데, 로봇을 통제하는 집도의는 수술실 구석에서 장비의 뷰파인더만 보며 원격 수술을 한다. 마치 가상의 공간을 탐험하듯 조작기 안에 넣은 자신의 손과 로봇 팔의 일체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돌칼과 돌도끼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석기시대 이후 부단히 발달해온 도구의 역사는 곧 인류 문명의 역사다. 현실의 삶과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더 나은 도구를 만들기 위한 생각과 시도로 나타났으며, 삶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 무수한 도구가 명멸하면서 사람과 사회에 영향을 끼쳐왔지만, 지금 우리가 당면한 상황과 견줄 만한 때는 유사 이래 없었다.